본문 바로가기

2015/05

앙리 플랑타쥬네-프롤로그 [앙리 플랑타쥬네] 프롤로그 헨리 2세. 플랜타저넷 왕가는 카페, 호엔슈타우펜과 함께 중세 서유럽을 대표하는 왕가로 수많은 역사책과 로망스의 주역으로 다루어져왔다. 그 중심에 왕가의 시조인 헨리2세와 엘레오노르가 있는데.. 사실 이 왕가의 스토리가 흥미로운 이유는, 실로 중세의 막장드라마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ㅡㅡ; 현대에는 사자심왕 리처드나 부인인 아키텐의 엘레오노르가 더 유명하지만, 고전 명작영화 "겨울의 사자" 주인공인 헨리 2세의 젊은 시절 이야기도 꽤 막장스럽다. 근래 십자군 대중 역사책을 사모은 김에, 간만에 서양사학도로 돌아가 "서양 중세 가족 막장드라마"나 정리해 봐야겠다. 일단 프롤로그는 유명한 화이트쉽 사건부터. p.s. 지도는 이야기의 진짜 주무대인 서북 프랑스(잉글랜드 이야기가.. 더보기
원포인트 꽁트7-원점 원점 그와 그녀는 길을 떠났다.길 끝에 기다리고 있을 원점을 찾아서. 그녀가 그를 처음 찾아갔을 때,그는 둥지에 없었다.둥지에서 그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에게 뭔가를 바라고 왔다면 그것은 헛수고야. 그는 아무에게도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아. 단지 그가 하고 싶은 일만을 할 뿐이지.”“그가 대륙의 모든 길 위에서 존재를 알렸다는 사람이 맞나요?”“그래.”“그렇다면 됐어요.” 사람들은 그녀를 이상하게 보았지만, 그녀는 조금도 이상할 게 없었다.그녀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이곳에 왔다.그에게 다른 이들이 바라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대륙공로라는 길이 있다.대륙의 극점에서 극점을 잇는 길로 남서의 끝에서 북동의 끝을 가로지르는 대각선의 길이다. 모두가 그 길을 이용하지만 아무.. 더보기
원포인트 꽁트6-달리기 그는 달린다. 그의 등은 꼿꼿하다. 아무에게도 굴복하지 않을 것처럼 거만하고 누구에게든 굽힐 수 있을 것처럼 유연하다. 아무 표정 없는 등이지만 어떤 얼굴보다도 그 등은 선뜩한 감정을 뿜어낸다.달리는 이 순간, 그는 이 길 위의 지배자다. 길 위를 그가 달리기 시작한 것은 이 길이 황량한 개천길이었을 때부터의 일이다. 개천길 근처로 이사를 온 그는 이사 당일에 비가 오면 개천길이 흙탕길로 변해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묘하게도 그 해에는 비가 자주 왔고, 아침마다 그는 흙탕길과 전쟁을 벌이며 길을 나서야 했다. 아스팔트 장벽과 죽어가는 잔디가 흙탕으로 범벅이 되어 엉망진창인 길을 그는 거의 뛰다시피 벗어나야 했고, 간신히 길 끝을 벗어나면 헐떡이며 길을 되돌아보곤 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비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