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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세상

2PM 사건 - 분노가 이 사회에 가득하다


 한국 사회에는 현재 들끓는 분노가 가득하다.
 이번 2PM 사태 - 이를 사태라 부를 수 있다면 - 는 전적으로 그 사실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해서 만약 2PM의 재범이 지금, 이 시점에서, 예컨대 싸이월드에 비밀로 쓴 글이 유출된 것이라면 별로 변명의 여지는 없다. 연예인은 공인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고, 재범의 글은 분명히 한국인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재범의 글은 이미 5년 전의 글이고, 당시 재범은 미성년자였다.
 날 때부터 한국인인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욕은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날 때부터 자신을 미국인으로 생각했을 미성년자가 쓴 이야기가 그렇게 치명적인 걸까?
 문제는 이게 치명적으로 받아 들여졌다는 사실이다.


 재범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재범을 쫓아낸 네티즌 - 얼마나 일반화 시킬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 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흔히 지식인들이 말하는 '파시즘'은 이 문제에 적용되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근본적으로 '미국식'을 근본 원리로 삼고 있는 한국 사회와, 이를 상업화 한 연예기획사에 원인이 있다. 재범이 쓴 글 중, 자신의 랩이 별 볼일 없는데 한국인들은 열광한다고 비웃는 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아니다. 
 이런 사건은 예전 같으면 약간의 비난과 함께 사과가 병행될 경우 이해되고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물론 재범이 현 시점에서 이런 소리를 했다면 예전에도 당연히 매장되는 건 맞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옛날 일인데 뭐.", "지금은 반성했대냐?"라는 식으로 이해하려는 '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런 '여유'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왜?
 간단하다.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간단하지 않다. 거슬러 올라가면 IMF 때부터 비롯된 '평생 고용'의 붕괴와, 이를 보호할 사회 보장 체제가 갖춰지지 못한 점이 근원일지 모른다. 어쩌면 이른바 신자유주의 체제가 가속화 된 탓일 수도 있다. 성공과 실패의 양극화가 극과 극으로 치닫는 현 시점이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 사회에는, 한국의 구성원들에게는 '여유'가 없어졌고, 대신 '분노'만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출구가 없는 분노는 폭발을 일으킨다. 
 이 폭발이 언제 일어날지, 어떻게 변이할지, 무슨 일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분노'를 제때 다스리거나 해소하거나 출구를 틔워주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가 '빅뱅'을 일으키게 될 것은 확실하다.
 늦기 전에, 이 '분노'를 해결할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도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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